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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사건에서 피고인 유죄 확정 후, 민사소송 손해배상 청구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성범죄 피해를 입은 후 큰 결심 끝에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결국 가해자에 대한 유죄 판결까지 이끌어냈다면 그 과정만으로도 큰 용기와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형사재판이 마무리된 이후, 많은 피해자분들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고민에 마주하게 됩니다. “가해자가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손해배상금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요?” 특히 성범죄 피해자는 사건 이후에도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정신과 치료비나 심리상담 비용에 대한 부담, 학업이나 직장생활의 어려움 등 장기적인 피해를 겪는 경우가 많아 형사처벌만으로 온전히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형사절차와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여 정당한 위자료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민사소송은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할까요? 실제 민사소송 준비 단계부터 손해배상 청구 절차, 그리고 최종적으로 판결금을 회수하기까지 각 과정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성범죄 피해자의 권리 회복을 위해 어떤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 법무법인 심앤이가 단계별로 차근차근 안내해드리겠습니다. 1. 성범죄 민사소송, 손해배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민사소송을 준비할 때는 단순히 피해 사실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류해 정리하고 피해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은 크게 1) 적극적 손해, 2) 소극적 손해, 3) 정신적 손해(위자료)의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1) 적극적 손해: 사건 이후 실제로 지출한 비용 적극적 손해란 피해 이후 치료와 회복, 사건 해결을 위해 실제로 사용한 비용입니다. 병원비, 상담비, 약값은 물론 변호사 선임비용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영수증, 진단서, 상담 기록, 계약서 등을 잘 보관해 두면 손해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소극적 손해: 줄어든 수입과 앞으로의 경제적 손해 소극적 손해란 사건으로 인해 일을 쉬거나 그만두게 되어 수입이 줄어들거나, 학업·취업 계획에 차질이 생겨 경제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급여명세서, 재직증명서, 휴직·퇴사 서류, 휴학증명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하면 피해를 보다 구체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3) 정신적 손해: 위자료 정신적 손해는 피해자가 사건으로 인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받는 부분입니다. 우울증, 불안, PTSD 등의 진단서나 상담 기록은 정신적 피해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형사재판 결과는 민사소송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형사재판과 민사소송은 별개의 절차이지만,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민사소송에서 가해자의 불법행위 자체는 사실상 다툼 없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 입장에서 유리한 출발점이 됩니다. 2. 손해배상청구 소장 작성, 본격적인 민사소송의 시작 자료를 충분히 준비했다면, 이제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장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할 차례입니다. 소장은 원고(피해자)가 어떤 피해를 입었고, 피해에 대해 왜 피고(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지를 법원에 알리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소장에는 앞서 정리한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정식적 손해를 각각 구체적인 금액과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소장을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이후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집한 자료들이 각 손해 항목과 빠짐없이 연결되도록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피고의 답변서 제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상대방의 입장이 정리되는 단계 원고가 손해배상청구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은 소장을 피고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합니다. 소장을 받은 피고는 원고의 청구 내용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답변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지, 청구한 위자료나 배상 금액이 과도하다고 보는지, 또는 책임 범위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등의 내용을 담게 됩니다. 피고가 어떤 주장을 하는지에 따라 이후 재판의 흐름이나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답변서 내용 역시 꼼꼼히 검토하고, 그에 맞는 반박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본격적인 재판 진행, 손해배상 책임과 배상 범위를 다투는 단계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면 재판부는 변론기일을 지정하고 본격적인 재판 절차를 진행합니다. 특히 피고가 책임을 부인하거나 배상 금액을 줄이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고는 사건 이후 겪은 정신적 고통과 실제 손해를 구체적인 자료로 꾸준히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준비서면입니다. 준비서면은 원고 측의 주장과 피해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정리해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로, 상대방 주장에 반박하고 손해배상의 필요성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결국 민사소송은 소장 제출만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변론기일이 진행되는 동안 피고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필요한 자료를 꾸준히 보완하면서 피해 사실을 설득력 있게 입증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하느냐에 따라 재판 결과에도 큰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5.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선고, 배상 책임과 금액이 최종 결정 변론 절차가 모두 끝나면 재판부는 피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 그리고 원고에게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지를 판결로 결정합니다. 판결 결과에 따라 피고가 부담해야 할 책임 범위와 배상 금액이 법적으로 확정되며, 피해자는 자신의 손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됩니다. 6. 판결 후 손해배상금 회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한 마지막 절차 민사소송에서 승소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면, 피고가 판결에 따라 바로 배상금을 지급하면 가장 좋겠지만 실제로는 판결 이후에도 피고가 바로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강제집행과 같은 별도의 절차를 통해 손해배상금을 직접 회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고 명의의 은행 계좌가 확인된다면 예금채권 압류를 통해 계좌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피고가 수감 중인 경우에는 교정시설 내 영치금에 대해서도 압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피고 명의의 부동산, 차량, 급여 등 재산이 확인되는 경우 해당 재산에 대한 압류도 가능합니다. 즉, 피고가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더라도 확인된 재산이 있다면 강제집행을 통해 손해배상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민사소송의 최종 목적은 피해자가 정당한 손해배상금을 실제로 지급받아 실질적인 피해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있는 만큼, 판결 이후에도 배상금을 제대로 회수하기 위한 절차를 꼼꼼히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형사사건에서 가해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이제는 형사처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준비할 시기입니다. 다만 민사소송은 피해 사실과 손해를 정리하고, 이를 입증해 실제 배상금 회수까지 이어가야 하는 과정인 만큼 꼼꼼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보다 체계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회복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전체적인 방향을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심앤이는 성범죄 피해 사건을 다수 조력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형사절차 이후 민사 손해배상청구 과정까지 피해자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며 보다 현실적인 회복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 이후 민사소송 절차가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준비해보시길 바랍니다. Copyright 2026. 법무법인 심앤이 All rights reserved. ※ 업로드된 내용 전문과 이미지 파일 등 일체의 콘텐츠는 법무법인 심앤이의 독자적인 표현물로써, 그 전체 또는 일부를 무단으로 복사 ·재배포하거나 자신의 이름으로 게시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합니다.
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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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p. 2 재판단계] 기소 후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검찰이 사건을 기소하면 이제 사건은 ‘재판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피해자분들께서 수사단계가 잘 끝났다는 안도감을 느낄 새도 없이, “법원에 계속 출석해야 하나요?” “가해자를 직접 마주쳐야 하나요?” 와 같이 이어질 재판절차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실제 형사재판은 생각보다 여러 절차를 거쳐 진행되며, 그 과정에 따라 피해자가 직접 참여해야 하는지 여부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소 이후 형사재판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어떤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지 쉽고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재판 역시 갑자기 법정에 출석하여 재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 진행됩니다. 특히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는지, 재판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에 따라 절차가 달라지기 때문에 내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기소 – 재판의 시작 검사가 사건을 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하면 ‘기소’ 처분이 이루어집니다. 쉽게 말해 검찰이 “이 사건은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부터는 사건번호가 부여되며, 일반인도 <나의 사건검색>을 통해 언제든 간편하게 재판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 <나의사건검색>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ssgo.scourt.go.kr/ssgo/index.on ②공판 준비 – 재판을 위한 사전 준비 법원은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를 배정하고, 첫 번째 공판 날짜를 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공판이란? 공개재판의 줄임말로, 법정에서 실제로 재판이 진행되는 절차를 의미하며,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공개재판으로 진행됩니다. 이 시점부터는 수사단계에서 공개되지 않은 자료 및 기록들의 열람 및 복사가 가능해지고 상대가 어떤 증거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피해자는 수사 초기 진술 흐름과 일관성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록 열람 복사를 통해 기존 진술 내용과 제출된 자료들을 다시 한번 꼼꼼히 검토하여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③공판 기일 – 실제 재판이 진행되는 날 공판 기일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신 것처럼 실제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됩니다. 첫 번째 공판에서는 주로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는지, 제출된 증거들에 동의하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만약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한다면 비교적 빠르게 재판이 마무리되기도 하지만,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추가 기일이 지정되고, 피해자 및 참고인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증인신문 절차가 많은 피해자분들께서 가장 큰 부감을 느끼시는 부분! 법정에 직접 출석하여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 다시 진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심앤이는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증인신문 절차를 마주하여 불안감을 느끼시지 않도록 사전에 연습하고 재판 절차 역시 충분히 안내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법정에서 가해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도록 비공개 재판, 증인지원 절차, 가림막 설치 등 피해자 보호 신청 역시 전부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공판도 전부 청취한 뒤 진행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가해자측 주장에 반박하는 변호사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④유죄/무죄의 판결 – 법원의 최종 결론 증인신문과 자료 검토 등 모든 재판 절차가 마무리되면 법원은 별도의 선고기일을 지정하여 가해자에게 유죄 또는 무죄 판결을 선고하게 됩니다.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에는 범행의 내용과 수법, 피해 정도, 가해자의 반성 여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및 합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이 결정됩니다. ★ 따라서 재판단계에서는 단순히 “범행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을 넘어, 피해자가 사건으로 인하여 겪고 있는 정신적, 현실적 피해를 재판부에 충분히 전달하는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심앤이는 피해자의 피해 정도와 엄벌 의사가 재판부에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자필 엄벌탄원서 작성 역시 함께 조력하며, 사건 이후 피해자가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이 양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피해자가 있으시다면 선고 전 엄벌탄원서를 꼭 제출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너무 부담가지실 필요 없이 재판부에 편지를 쓴다는 마음으로 사건 이후 느끼고 있는 두려움과 심경을 솔직하게 적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⑤판결 이후에는? 판결이 선고되었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선고 결과가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볍다고 판단될 경우 가해자 또는 검사가 항소를 할 수 있으며,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 항소가 가능합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은 피해 정도와 양형 판단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큰 경우가 많아, 1심 판결 이후에도 재판이 계속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여 치료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재판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와 판결 내용은 이후 민사소송에서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며, 가해자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보인 태도 역시 손해배상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심앤이는 형사절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소심 대응 및 민사소송 단계에서도 의뢰인이 최대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조력하고 있습니다. 형사재판 역시 처음 겪는 사람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재판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내가 법원에 직접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지, 가해자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심리적 부담이 따르기도 합니다. 물론 재판이 시작되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의 처벌 필요성을 주장하며 공판을 이끄는 공판검사가 존재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피해자 역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 변호사는 공판검사와 피해자 사이를 연결하며 피해자의 입장이 재판에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오늘 이 글이 재판절차에 대한 막막함과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렸으면 합니다. 재판은 분명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심앤이는 사건의 시작부터 재판 이후 절차까지, 피해자의 입장에서 끝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2026. 법무법인 심앤이 All rights reserved. ※ 업로드된 내용 전문과 이미지 파일 등 일체의 콘텐츠는 법무법인 심앤이의 독자적인 표현물로써, 그 전체 또는 일부를 무단으로 복사 ·재배포하거나 자신의 이름으로 게시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합니다.
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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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동아일보] 서점-등산로서 일그러진 ‘번따’… “싫다는데 계속하면 범죄”
유럽 ‘캣 콜링’ 엄벌, 한국은? 번화가 넘어 뷰티숍 등으로 확산 거절하면 폭언-폭행, 안전 위협… 외국인 노린 ‘홍대 가이’ 조롱도 비접촉 성희롱, 소액 벌금 불과 ‘사냥’ 아닌 존중 담긴 소통 필요… 거절 앞에선 멈추는 상식 절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몰입의 시간을 지켜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교보문고는 대형서점 등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연락처를 묻는 이른바 ‘서점 번따(번호 따기)’가 유행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손님도 늘자 모든 지점에 이런 안내문을 붙였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싫다는데도… 일그러진 헌팅 문화>> “번호 좀 주세요.”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연락처를 묻는 이른바 ‘헌팅’이 위협으로 변질되고 있다. 서점, 헬스장, 등산로에서까지 헌팅이 이어지면서 ‘거절은 거절’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더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원 유모 씨(25)는 최근 한강 인근에서 친구와 라면을 먹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낯선 남성이 다가오더니 “마음에 든다”며 집요하게 전화번호를 물어본 것. 거절해도 상대는 계속 “남자 친구가 있어서 그러냐”며 물러서지 않았고, 보다 못한 친구가 만류하자 “왜 그리 비싸게 구냐”며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유 씨는 큰 싸움으로 번질까 봐 먹던 라면도 남기고 자리를 떠나야 했다. 유 씨는 “좋게 거절했는데도 상대가 도리어 화를 내니 당황스럽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연락처를 묻는 ‘헌팅’은 어제오늘의 문화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서점이나 화장품 가게가 이른바 ‘번따’(번호 따기) 명소로 공유되는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확산하면서 과연 어디까지를 ‘용기’로 볼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거절 의사를 밝힌 상대를 향한 폭언과 폭행이 잇따르고, 외국인 여성에게 무리하게 치근대는 행태가 국가적 오명으로 번지면서 ‘적절한 관심 표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똑똑한 사람 만나려 서점 헌팅”… ‘번따’ 성지 정리도 게티이미지뱅크 과거 길거리에서 주로 이뤄지던 헌팅은 최근 뜻밖의 장소로 퍼지고 있다. 대형서점이 대표적이다. “지적인 여성을 만나려면 서점에서 번호를 물어보면 된다”란 이야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퍼지며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에서 이성에게 번호를 묻는 행동이 놀이처럼 유행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헌팅을 시도했다는 회사원 김모 씨(33)는 “클럽 등보다 지적인 여성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그럴듯해서 시도해 봤다”며 “(헌팅을 위해) 원래 관심이 없던 소설 코너 주변을 서성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일 유튜브와 SNS에서 ‘교보문고 번따’ 등을 검색해 보니 서점에서 헌팅을 시도하는 글이 여러 건 나타났다. 대형서점들은 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교보문고는 지난달 광화문점 매장 곳곳에 ‘다른 사람의 몰입을 방해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안내문을 붙인 데 이어 이달 이를 전 매장에 확대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헌팅으로) 불편을 겪는 고객이 있으면 매장 직원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지시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선 여전히 곤란을 호소한다. 지난달 27일 한 대형서점 직원은 “안내문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성에게 연락처를 묻는 손님을 여전히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보는 것 같다”며 “먼저 제지하기도 어려워서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올리브영 등 화장품 가게나 자라 등 SPA 브랜드 매장을 번따 명소로 공유하는 글까지 돌고 있다. 외모와 패션에 관심이 많으면서 크게 사치하지 않는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자연스레 사진까지 찍어 달라고 할 수 있다며 팝업 스토어를 추천하는 글도 있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다 보니 가벼운 만남부터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상대의 공간을 존중하지 않는 헌팅은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홍대 가이’ 멸칭 유행… 외국인 대상 성범죄 증가 문제는 상대가 뜻대로 헌팅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태도를 바꿔 여성을 위협하는 사례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말이 상대적으로 서툰 외국인 여성에게 무리하게 접근해 연락처를 묻거나 동석을 요구하는 이른바 ‘홍대 가이(Hongdae guy)’ 논란도 심각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외국인 여성을 발견하면 “혼자 왔느냐” “(성적으로) 오픈 마인드(열린 자세)냐”며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식이다. 이들의 모습은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져 미국의 유명 커뮤니티 ‘레딧’ 등에서도 ‘한국 여행 시 주의할 점’ 등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됐다. 실제 피해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멕시코인 여성 알렉스 씨(31)는 마포구 연남동의 한 주점에서 “같이 마시자”며 들러붙는 한국인 남성 일행을 떼어내느라 곤욕을 치렀다. 알렉스 씨는 “계속 거절했지만 물러나기는커녕 내 손목을 잡아끌기도 했다”며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공포를 호소했다. 러시아인 소피샤 씨(23)는 “한 남성이 헬스장에서 쳐다보더니 ‘자기 집으로 가자’며 10분 넘게 따라왔다”며 “일부 한국 남성은 ‘외국 여성에겐 쉽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 출신의 한 유튜버는 지난해 홍대 거리에서 남성의 헌팅을 거절했다가 폭행당해 손가락이 골절됐다는 영상을 올렸다. 외국인 성범죄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대상 성범죄는 2021년 724건에서 2024년 1237건으로 70.9% 늘었다. 헌팅을 가장한 위력 행사가 범죄 수치로 나타나는 셈이다. 외국인 여성을 향한 과도한 헌팅 시도는 일본에서도 문제가 됐다. 오사카 번화가 등지에서 일본인 여성에게 서툰 일본어로 ‘잇쇼니 오사케 노무카’(같이 술 마실래)라며 말을 거는 한국인 남성이 늘자 현지에서 “일본인 여성이 만만해 보이냐”는 반감이 생긴 것. 2023년 태국에서는 한국인 유튜버가 지나가던 여성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며 추태를 보이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자 주태국 한국대사관이 “국격을 훼손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관광지의 경험은 지역을 넘어 그 나라 전반에 대한 이미지로 남는다”며 “과도한 접근이 발생하면 주변 사람이 제지하는 등 개인의 양심과 시민의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럽에선 공공장소 성희롱 엄벌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헌팅은 한국 여성에게도 보편적 위협이다. 지난달 경기 부천시 원미산에서는 등산하던 30대 여성들에게 일면식도 없는 노인이 다가와 “아이고 예뻐라, 애인해도 되겠어”라며 추파를 던진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누리꾼은 “이런 이들 때문에 여성들이 마음 놓고 취미 생활도 못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처벌의 실효성이다. 현재 국내법상 비접촉 성희롱은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 등으로 다루지만, 입증이 어렵고 10만 원 이하 벌금에 그친다. 2020년 지하철역에서 여성들을 향해 반복해서 음담패설을 내뱉은 남성도 벌금 10만 원을 무는 데 그쳤다. 반면 유럽 선진국은 일찌감치 ‘캣 콜링’을 심각한 범죄로 보고 처벌을 강화해 왔다. 캣 콜링은 이성에게 휘파람을 불면서 성희롱하거나 길을 막는 행위를 이른다. 프랑스에선 캣 콜링이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자 2018년 관련 벌금을 최대 750유로(약 130만 원)로 올렸다. 영국은 2022년 캣 콜링에 대한 최대 징역형을 기존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렸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도 처벌 기준을 마련해 엄벌하고 있다. 성폭력 전문 심지연 변호사는 “국내에선 여전히 접촉성 성범죄를 단속하는 데 급급하고, 성희롱 등 모욕성 발언에 대한 처벌은 약한 게 현실”이라며 “언어적 성폭력과 위협적인 접근에 대해 좀 더 명확한 형사적 제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No’는 ‘No’로 인식해야… “거절하는데 계속하면 공포” 하지만 법적 처벌 이전에 더 시급한 것은 ‘허용되는 호감 표현’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감 표현은 상대가 나의 접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상호작용’이지, 나의 욕망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사냥’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사회적 기준이 제안된다. 첫째는 ‘아닌 건 아닌 것(No means no)’이라는 절대 원칙이다. 상대가 단 한 번이라도 거절 의사를 밝히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즉시 물러나는 것이다. 둘째는 ‘장소의 적절성’이다. 서점, 도서관, 헬스장 등 개인이 무언가에 몰입해야 하는 공간에서의 집요한 접근은 결코 용기로 포장될 수 없고, 사생활 침해일 뿐이라는 관점이다. 셋째는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태도’다. 원미산 사례처럼 나이 차이가 크거나 상대가 위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인데도 호감을 앞세우는 것은 공포를 주는 행위임을 자각하자는 얘기다. 어떤 종류의 대화든 상대가 준비됐는지 살피는 데서 시작하고 평온을 깨지 않아야 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조언이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상대를 동등한 인격체로 본다면 당연히 거절할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며 “거절에 분노하거나 집요하게 매달리는 행위가 ‘열정’으로 포장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출처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60501/133848682/2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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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규정에 갇힌 ‘성적 수치심’…현장서도 개선 목소리[수치스러운 피해자는 없다③]
성폭력처벌법·청소년성보호법 등 조문에 담겨 檢, 법에 규정·법원서 요건 판단 등 고려해 사용 법원도 법률상 규정이 존재해 대체 어렵단 입장 현장서도 “궁극적으로 입법을 통해 바꿔야” 강조 “법, 쉽게 이해되고 적용될 수 있어야…개정 필요” 형사재판 법정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성적 수치심’이란 단어를 떠올리며 갸우뚱하는 이미지. ChatGPT를 활용해 생성.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안세연 기자]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과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법에 규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법률 조항에 쓰여 요건화 돼 있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2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성범죄 판단에 있어 ‘성적 수치심’을 구성요건으로 명문화 하고 있는 현행 법률 규정으로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13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14조), ‘허위영상물 등의 반포 등’(14조의2), ‘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14조의3) 처벌 조항 등이 있다. 또 청소년성보호법에도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정의(2조 4호),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15조의2) 처벌 조항에 ‘성적 수치심’이 구성요건으로 규정돼 있다. 아울러 조문에 직접 쓰이진 않았지만 형법 245조 공연음란죄와 298조 강제추행죄의 경우 법원에서 ‘성적 수치심’을 성범죄 성립 요건으로 판시(判示)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13조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내용을 규정한다. 조문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허위영상물 등의 반포 등’, ‘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 조문도 이러한 방식으로 성적 수치심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성보호법의 경우 2조 4호는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에 대해 정의하면서 그 종류 중 하나로 성적 수치심을 요건화 하고 있고, 15조의2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에 대한 처벌 내용을 정하면서 성적 수치심을 요건 중 하나로 담고 있다. 검찰은 성적 수치심이 법에 규정된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법원에서 성적 수치심을 범죄 성립의 요건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실무에서도 계속 사용 중이란 입장이다. 아울러 대법원이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 뿐만 아니라 분노와 공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판결에서 밝혔던 점도 이유로 들었다. 지난 2020년 12월 당시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이른바 ‘레깅스 촬영 사건’에서 ‘성적 수치심’에 대해 “피해자가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분노·공포·무기력·모욕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이상섭 기자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도 법률상 규정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 관계자는 “성폭력처벌법이 ‘성적 수치심’이란 용어를 쓰고 있고 이를 요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다른 용어를 써서 해석하는 것이 맞진 않은 것”이라며 “법 해석을 할 때 구속 요건이나 유무죄 판단에 있어서 법에 있는 용어를 완전히 배제하고 다른 용어로 아예 대체해서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상대적으로 자의적 영역에 속하는 양형기준 부분에선 성범죄 가중처벌 기준과 관련해 ‘성적 수치심’ 대신 ‘성적 불쾌감’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성적 수치심’이란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2년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형량을 정할 때 판사가 참고하는 요소인 양형인자 중 특별가중인자 부분에서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를 모두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같은 해 10월부터 적용했다. 당시 양형위는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는 과거의 정조(貞操) 관념에 바탕을 두고 있고, 마치 성범죄의 피해자가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를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함으로써 성범죄의 피해자가 실제로 갖게 되는 피해 감정을 고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도 결국 법률에 쓰인 용어 자체를 바꿔야 궁극적으로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에서 사건 본질에 집중할 수 있고, 피해자의 호소에 더욱 경청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폭력·성범죄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간부는 “수치심이란 용어 자체를 일상생활에서도 잘 안 쓰지 않나”라며 “성적 수치심이란 말은 가해자 입장에서의 용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실제 사건에도 적용돼야 하는데 수치심이라는 말 자체가 사전적 뜻에서 벗어나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선 지방경찰청의 한 수사팀장도 “수치스럽다는 감정은 범죄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느껴야 할 감정도, 말해야 할 감정도 아니다”라며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적 수치심이란 용어가 ‘성폭력 피해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것이구나’라고 강요하고 세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용어가 대체돼야 수사기관은 물론 사법부, 사회 전반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폭력·성범죄 피해자 대리 경험이 많은 변호사들은 법 개정을 통해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으로 바꾸는 걸 제언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부끄러워야 할 것은 피해자가 아니다”라며 “성적 수치심이 아닌 성적 불쾌감이라는 단어가 적확하다”고 강조했다. 심지연 변호사도 “피해자들은 수치심보다는 불쾌하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는 등의 외부표현적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며 “‘성적 수치심’이 아닌 ‘성적 불쾌감’이라는 표현을 실무에서 더 자주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안세연 기자 notstrong@heraldcorp.com 양근혁 기자 yg@heraldcorp.com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33759?type=journalists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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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수치심이라뇨? 저는 화가 났는데요!”[수치스러운 피해자는 없다②]
지인 성추행 피해자 A씨의 토로 “변호사 조언은 이해하겠는데… 왜 성범죄만 수치심이라 해야 하나” ‘성적 수치심’, 유무죄 쟁점 되기도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피해자와 변호사 이미지. ChatGPT를 활용해 생성. [헤럴드경제=안대용·안세연·양근혁 기자] “고소를 준비하면서 ‘성적 수치심’이 법적 용어니까 이 용어를 써야 한다고 변호사님이 조언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저는 전혀 수치스럽지가 않고 억울하고, 무엇보다 너무 화가 나는데 이걸 왜 수치심이라고 해야 하나요?’라고 했죠. 저는 그게 너무 이상하더라고요.” 성추행 피해 고소를 준비하며 로펌(법무법인)을 찾았던 40대 여성 A씨는 변호사의 얘길 듣고 더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변호사가 A씨에게 분한 마음이 남지 않도록 고소 사건이 처리되게 하려고 진심을 담은 조언을 건넸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A씨로선 ‘성적 수치심이라고 해야만 하는 상황’ 자체가 납득되지 않았단 것이다. A씨는 “우리가 교통사고 뺑소니를 당하면 억울하고 화가 나지 않나”라며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고 분노, 억울함 등등 여러 감정이 드는데 왜 성범죄만 ‘분노’, ‘불쾌감’이라고 표현 못하고 ‘수치심’이라 이야기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남성 B씨를 지난 2월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업무상 주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에 참석했는데 자리가 이어졌고, 둘만 있는 공간에서 B씨가 성추행을 하려고 했다는 피해 내용을 고소장에 적었다. 이 일로 A씨는 병원 치료도 받고 있다. A씨는 “의사가 웬만하면 고소를 하지 말라고 하더라”라며 “너무 힘이 드는 일일 수 있으니 변호사가 전부 다 케어해줄 수 있는 게 아니면 그냥 다 잊고서 잠 잘 자고 일상을 보내는 게 현실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의사가 얘기하기도 했다”면서 토로했다. A씨는 지난 3월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경찰은 같은 달 하순 A씨가 고소한 B씨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임세준 기자 A씨와 같이 성폭력·성범죄 피해자들은 고소를 결심하는 것부터 쉽지 않고 고소를 한 뒤에도 형사 절차 단계마다 난관을 마주한다. 진술 외에 증거가 많지 않다는 사안의 특성 때문에 피해자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호소해야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어려움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다시 끄집어내서 밝혀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일인데,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벽이 수사와 재판 과정 중 오가는 말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부담과 언어의 장벽이다. A씨가 지적한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도 성폭력·성범죄 피해자들에게 가장 답답한 장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성적 수치심’은 경찰과 검찰 등 수사 단계에서는 물론 재판 단계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성폭력·성범죄 피해자 대리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심앤이의 심지연 대표변호사는 “실무상 수사 단계 및 법원 등에서 여전히 ‘성적 수치심’이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사용된다”며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가 추행의 주요 판단 요소 중 하나가 되다보니, 처벌을 위해서라도 피해자들은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변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성적 수치심 인정 여부는 형사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결정적 쟁점이 되기도 한다. 국가대표 선후배 간 ‘동성 성추행 논란’이 일었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사건이 대표적이다. 강제추행을 비롯한 성폭력·성범죄는 ‘남성 가해자-여성 피해자’ 구조인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남녀 사이 뿐만 아니라 동성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이 사안은 국가대표 동성 선후배 사이에서 발생해 사회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린샤오쥔은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시절이던 2019년 6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다가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잡아 당겨 다른 선수들 앞에서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강제추행)로 그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린샤오쥔은 2020년 5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2심 재판부는 린샤오쥔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 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나이,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원심(1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판시한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에게 폭력 또는 협박으로 피해자를 추행할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린샤오쥔은 귀화 절차를 밟고서 중국 국적을 택했다. 2021년 대법원은 이 같은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린샤오쥔의 무죄를 확정했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안세연 기자 notstrong@heraldcorp.com 양근혁 기자 yg@heraldcorp.com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33119?ntype=RANKING&type=journalists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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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성인지 감수성 판결 보편화 됐지만…여전한 ‘성적 수치심’의 벽 [수치스러운 피해자는 없다①]
미투운동 이후 판결문에 ‘성인지 감수성’ 등장 해마다 형사판결에 100여건씩 누적… 자리잡아 “인식 변화 긍정적으로 이뤄져” 법조계 전반 평가 그럼에도 피해자에 피해자다움 관성적 요구 지적 수사·재판에서 여전히 쓰이는 ‘성적수치심’ 때문 “가해자 중심 표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수치’라는 단어의 표준국어대사전 정의가 적힌 이미지. ChatGPT를 활용해 생성. [헤럴드경제=안대용·안세연·양근혁 기자] 2018년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던 ‘미투운동’은 성폭력과 성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바꿔놓았다. ‘왜 곧바로 신고하지 않았나’, ‘왜 그렇게 입었나’, ‘왜 주눅들지 않나’ 등등 성폭력·성범죄 피해자를 탓하듯이 오랜 시간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던 분위기가 실재했지만, 미투운동 확산 이후 피해자의 호소를 경청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 같은 변화는 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고 법원 판결이 다시 사회적 인식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2018년 4월 대법원이 성폭력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가급적 피해자가 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피해자의 2차 피해 가능성을 유념해야 한다고 판결을 통해 밝힌 이후 법원에선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놨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별 간 불균형 상황을 인식해 그 안에서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내는 민감성을 뜻하는데 미투운동의 촉발과 확산을 통해 발산된 목소리가 법원 판결에 반영되고 축적된 것으로 평가됐다. 성폭력과 성범죄가 피해자 개인의 수치로 여겨질 일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면서, 가해자의 범죄이자 구조적 폭력을 동반한 사회 문제로 인식의 축이 옮겨 가는 데 있어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그에 따른 판단을 내놓은 것이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 단계마다 여전히 성폭력·성범죄 피해자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폭력처벌법 등 현행 법률 조문에 고스란히 포함돼 있고, 판례상 형법의 강제추행죄 성립요건으로 녹아 있는 ‘성적 수치심’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수치’를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 또는 그런 일’로 정의한다. 그런데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 자체는 물론이고 법적 요건화 돼 있는 상황은 아무 잘못 없는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강요하는 것처럼 작용하고 있고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법원의 종합 사법정보 서비스 플랫폼인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확인한 결과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가 쓰인 형사 판결은 총 1094건이었다. 사법정보공개포털의 판결문 열람 시스템은 하나의 사안이어도 심급별 판단에 따라 개별 판결로 사건수가 셈이 된다. 예를 들어 피고인 A씨의 형사재판 1·2·3심에서 각각 ‘성인지 감수성’이란 용어가 사용된 경우 ‘성인지 감수성’이 쓰인 판결은 3건이다. ‘성인지 감수성’이 법원 판결문에 쓰인 첫 해였던 2018년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한 판결은 25건이었다. 이듬해 2019년 179건으로 늘었고 2020년 152건, 2021년 178건, 2022년 192건, 2023년 174건, 2024년 11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76건으로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는데, 현재 4월이어서 해를 넘겨 2026년에도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 중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선 판결이 확정돼야 최종 심급뿐만 아니라 그에 앞선 하급심 판결문도 열람이 가능하다. 해마다 소폭 증감은 있지만 2018년 이후 성인지 감수성을 판결문에서 강조한 사안이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나타나는 셈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앞 로비. [헤럴드경제DB] 성인지 감수성은 성폭력·성범죄 사건에 대한 유무죄 여부, 양형을 다투는 형사사건에서 주로 언급되지만 정작 이 용어는 형사 판결이 아닌 행정 사건에서 가장 먼저 쓰였다. 2018년 4월 당시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제자들을 성희롱한 대학교수의 해임 취소 소송 사건에서 “법원이 성폭력 등 관련 소송 심리를 할 때 사건이 발생한 맥락과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미투운동 확산과 함께 성인지 감수성을 중시하는 법원 판결이 늘어나며 새로운 판결 경향으로 주목받았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사건 등을 통해 법조계 안팎으로 널리 환기됐다. 법조계에선 미투운동 이후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는 판결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단순히 ‘판결이 많아졌다’는 차원을 넘어 성폭력·성범죄 사건을 바라보는 법조계의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허윤정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이전에는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이 의견서를 내거나 법정에 출석했을 때 개념부터 하나 하나 설명해야 했는데 요즘은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만 해도 재판부나 당사자들이 다 이해를 하니 보편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식 변화가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성폭력·성범죄 사건 수사에 정통한 현직 검찰 간부도 “성인지 감수성 판결이 쌓이면서 성폭력·성범죄 사건을 바라보는 인식의 기준점이 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한 판결이 보편화되면서 성폭력·성범죄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하는 전반적 태도가 과거와 달라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여전히 수사와 재판 실무에서 관성적으로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흔히 쓰이는 ‘성적 수치심’ 때문이다. 피해자가 느끼는 피해감정은 화남, 황당함, 억울함 등 다양한데 수치라는 감정을 바탕으로 한 ‘성적 수치심’이 법적 요건으로 적용되고 있다 보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를 묻고 확인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사법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성적 수치심’이라는 표현이 쓰인 형사 판결은 2024년까지 해마다 6000~7000건대를 나타냈다. 2018년 6869건, 2019년 6654건, 2020년 6728건, 2021년 6789건, 2022년 7220건, 2023년 7698건, 2024년 72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아직 사건 자체가 확정되지 않아 하급심 판결이 열람되지 않는 점 등으로 인해 5757건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성범죄 사건 피해자 대리 경험이 많은 이은의 변호사는 “수치심이란 말 안에는 내가 부끄러운 것, 남에게 알려졌을 때 민망한 것이란 의미가 있고 어떻게 보면 피해자 입장에서 되게 수동적이기도 한 것”이라며 “그런 감정을 가질만한 상황이어야 한다는 가해자 중심의 엄격한 요구인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폭력과 성범죄에 대한 접근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데 그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사법이 가해자 중심의 표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안세연 기자 notstrong@heraldcorp.com 양근혁 기자 yg@heraldcorp.com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32778?type=journalists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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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로톡뉴스]만취 상태서 당한 '강제 사정'… 법조계 "명백한 준강간" vs "처벌 어려워"
술 취해 '항거불능' 상태였다면 엇갈린 법률가들의 격론 “안 된다, 하지 마라 했는데…” 사업상 만난 지인에게 술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호소. 해당 사건을 두고 법조계에서도 '특정 행위만 거부한 것이라 처벌이 어렵다'는 신중론과 '명백한 준강간'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핵심은 술에 취해 저항이 불가능한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범죄라는 것. 대법원 판례를 통해 본 유무죄의 향방을 짚어봤다. 농담이 오가던 술자리, 악몽이 되다 A씨에게 비극은 사업적 교류를 약속한 지인 B씨와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B씨는 “친구들을 많이 소개해 주면 나도 사람을 많이 소개해 주겠다”고 했고, A씨는 이를 위해 B씨의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 나갔다. 4월 22일, 각자의 친구를 동반한 술자리는 B씨 측의 거듭된 권유로 시작된 술 게임으로 변질됐다. 빠르게 술에 취한 A씨는 2차로 옮긴 B씨의 집에서 만취 상태에 빠졌다. 소파에 누워 담요를 머리끝까지 덮고 있던 A씨를, B씨는 화장실로 잡아끌어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다. 관계 도중 B씨가 “사정해도 되냐”고 묻자 A씨는 “안 된다, 하지 마라”고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B씨는 이를 무시했다. 관계 직후 몸도 가누지 못하고 잠든 A씨는 다음 날 아침, 집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와 사후피임약을 복용하며 악몽 같은 밤을 곱씹어야 했다. “사정만 거부한 셈”… 엇갈리는 법률가들의 시선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의 초기 의견은 엇갈렸다. 법무법인 서울제일의 신정현 변호사는 “성관계는 허락했는데 사정만 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면 처벌하기 어렵습니다”라며 A씨가 의식을 완전히 잃지 않은 점을 불리한 정황으로 지적했다. 법무법인 대명의 김순용 변호사 역시 “피해자가 질내 사정을 거부한 취지라면 성행위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가해자 측이 ‘피해자의 협조 없이는 성행위가 불가능했다’고 방어할 것을 예상하며 강간죄 성립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이들의 시각은 성관계 도중 특정 행위에 대한 거부가 과연 성관계 전체에 대한 거부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딜레마를 드러낸다. 핵심은 ‘항거불능’… 판례가 가리키는 유죄의 증거들 그러나 성범죄 전문 변호사들은 ‘항거불능’ 상태에 주목하며 다른 결론을 내렸다. 이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을 때 성립하는 ‘준강간죄’(형법 제299조)의 핵심 요건이다. 심지연 변호사는 A씨의 고소 전략에 대해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당하고 질내 사정까지 당했다고 진술해야 합니다. 그래야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라고 정확히 짚었다. 성관계 자체를 원치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진 변호사 역시 “명백한 강간에 해당합니다”라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촉구했다. 실제 대법원 판례(2019도10678)는 의식이 있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됐다면 항거불능으로 인정한다. 법조계는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신 점 ▲수동적으로 끌려간 정황 ▲관계 직후 바로 잠든 상태 ▲다음 날 도망치듯 현장을 벗어난 점 등을 종합할 때 준강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연지 기자 yj.jo@lawtalknews.co.kr 출처: https://lawtalknews.co.kr/article/WOY8QX4E5NR1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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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다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것들
"불법촬영은 찍는 순간 이미 범죄입니다." 지하철이나 공중화장실 같은 공공장소는 물론, 연인 사이에서 촬영된 성관계 영상이나 사진이라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촬영됐다면 모두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제로 유포되지 않았더라도 촬영 자체만으로 처벌이 가능하고, 촬영 당시 동의가 있었더라도 나중에 피해자 몰래 보관하거나 유포하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불법촬영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증거가 대부분 가해자의 휴대폰이나 클라우드 등 전자기기에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휴대폰을 직접 확보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경찰이 나서서 가해자의 전자기기를 압수수색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불법촬영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압수수색은 신고했다고 해서 바로 진행되는 절차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집이나 개인 기기를 강제로 조사하는 건 법적으로도 까다로운 절차입니다. 경찰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할 수 없고, 실제로 진행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립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구체적인 피해 사실과 가해자의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경찰에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경찰은 압수수색 대신 가해자에게 그냥 “기기를 가져오세요.”라고 요청하는 ‘임의제출’ 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경찰 연락을 받는 순간 기기를 바꾸거나 데이터를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사라지고, 가해자에게 제대로 된 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제 수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각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피해자 변호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심앤이가 단계별로 차근차근 알려드리겠습니다. 1. 불법촬영 고소장, 이것까지 담아야 합니다. 고소장은 단순히 "피해를 당했다"고 적는 서류가 아닙니다. 경찰이 이 고소장을 보고 어디를 수사해야 할지, 어떤 기기를 확보해야 할지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소장을 어떻게 쓰느냐가 수사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가해자가 사용했을 기기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는 것입니다. 단순히 “휴대폰으로 촬영했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가해자가 당시 사용하던 휴대폰 기종,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함께 사용했을 가능성, 클라우드 계정까지 기억나는 범위에서 모두 담아야 합니다. 사진인지 영상인지, 대략적인 개수와 어디에 저장돼 있었는지, 이후 삭제된 정황이 있는지도 전부 꼼꼼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가해자가 고소 사실을 먼저 알게 되면 휴대폰 교체나 데이터 삭제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한 번 사라진 증거는 다시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고소장을 은밀하고 신속히 접수하여, 담당 수사관에게 중요한 두 가지를 함께 전달해야 합니다. 1) 고소 사실을 가해자에게 알리기 전에 피해자 조사를 선행해주실 것, 2) 고소장과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가해자가 소유한 전자기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속하게 신청·집행해주실 것을 함께 전달해, 가해자의 증거 인멸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불법촬영 사건은 다른 사건보다 고소장 작성 단계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전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므로, 초반부터 유사 사건을 많이 다뤄본 변호사와 함께 처음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2. 불법촬영 피해자 조사, 이렇게 준비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단순히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찰은 이 진술을 바탕으로 압수수색 대상과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즉, 피해자의 말 한마디가 수사의 범위를 넓히기도 하고 좁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사용했던 휴대폰의 기종, 색상, 케이스 형태 등 전자기기의 특징을 기억나는 범위에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두면 좋을 상황이 있습니다. 가해자의 전자기기에서 촬영물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물적 증거가 없는 만큼 피해자의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는지가 사건의 핵심이 됩니다. 그래서 조사에 앞서 고소장 내용과 진술 내용이 어긋나지 않도록 미리 충분히 대비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불법촬영 사건을 다수 다뤄본 전문 로펌의 진술 대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진술 내용을 미리 정리해두면 고소장과 어긋나지 않도록 조사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의 불법촬영 사실을 알게 된 과정과 당시 상황, 가해자의 발언이나 행동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수사관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받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3.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까지, 실제로 이렇게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그래서 압수수색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경찰이 가해자 집에 찾아가서 기기를 압수해온다는 건 알겠는데, 실제로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에서 단계별로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① 압수수색 대상 및 장소 특정 수사관은 가해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를 확인한 뒤, 실거주지를 기준으로 압수수색이 이루어질 장소를 특정합니다. ② 압수수색 영장 신청 수사관은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정리해 영장 신청서를 검찰에 전달하고, 검사는 신청서를 검토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합니다. 이후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야 비로소 압수수색이 가능해집니다. ③ 압수수색 영장 발부 후 집행 단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관은 피의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실제 거주지를 찾아가 압수수색을 진행합니다. 현장에서 영장에 기재된 범위 내에서 가해자의 휴대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강제로 압수하게 됩니다. ④ 디지털 포렌식 압수된 전자기기는 이후 디지털 포렌식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단순히 가해자의전자기기에 저장된 촬영물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삭제된 데이터까지 복구하여 촬영물의 존재 여부와 유포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특히 유포 여부는 처벌 수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건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단계입니다. 한가지 알아 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압수 영장 신청 단계에서 가해자의 실제 거주지를 특정하지 못하면 압수수색 집행이 지연되고, 그에 따라 디지털 포렌식도 늦어지게 됩니다. 또한 압수수색은 사전 통보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직접 관여하기 어렵고,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압수수색 및 디지털 포렌식 단계에서는 피해자 변호사가 수사관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압수된 전자기기의 종류와 범위, 포렌식 진행 상황을 계속 확인해 수사가 누락되거나 지연되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이 특히 중요해집니다. 4. 포렌식이 끝나면, 이제 가해자가 조사를 받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이 끝나면, 이번엔 피의자 조사가 진행됩니다. 휴대폰에서 확인된 촬영물을 바탕으로 언제, 어떻게 찍었는지, 어디에 저장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보낸 적은 없는지를 따져 묻게 됩니다. 문제는 이 단계에서 가해자들이 대부분 책임을 인정하기보다는, 빠져나가기 위한 주장을 한다는 점입니다. 촬영물이 발견되면 “합의하에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촬영물이 삭제되어 발견되지 않은 경우에는 아예 “촬영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합의하에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촬영물의 보관이나 이용, 유포에 대한 동의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 변호사가 가해자의 주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해 수사관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촬영물이 삭제되어 포렌식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이때는 피해자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는지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게 되고, 피해자 변호사는 의견서를 통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설득력 있게 정리하고, 포렌식 결과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도록 수사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집니다. 영상이나 사진이 한 번 유포되기 시작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막상 피해를 겪게 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라는 막막함을 느끼거나,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망설이다 중요한 대응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지금 어떤 상항인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막막하게 느껴지신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법무법인 심앤이 성범죄피해자전담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Copyright 2026. 법무법인 심앤이 All rights reserved. ※ 업로드된 내용 전문과 이미지 파일 등 일체의 콘텐츠는 법무법인 심앤이의 독자적인 표현물로써, 그 전체 또는 일부를 무단으로 복사 ·재배포하거나 자신의 이름으로 게시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합니다.
2026.04.08